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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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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대구가 아니어도 신천지는 있었다 엊그제 교회 앞에 왠 아주머니가 서성이셨다. 왜 그러는지 몰라서 그냥 휙 보고 교회로 올라갔는데 위에 있던 전도사님이 방금 신천지 왔다 갔다고 했다. 그럼 아까 그 아주머니가 신천지였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세상에~ 뉴스에서만 봤지. 대구만 그런줄 알았지 우리동네에도 있었구나 싶어라는 전국 20만이라는데 대구에만 있지는 않았을거지만 TV에서 본 뉴스의 일부를 실제로 접하니 느낌이 새로웠다. 신천지인지 아닌지 아는 방법은 여러 개가 있었는데 창교주 이만희를 욕해보라고 한다던가 설문조사를 빙자한다던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우리 전도사님이 쓴 방법은 '일반 교회에 들어오면 법에 저촉되므로 고소당할 수 있다'고 알리니 신천지 아줌마가 동공지진이 오더니 교회 앞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었다고 그런면..
몸은 거짓말 안 한다. 요즘 건축가 한 분을 모셔서 공간설계를 배우고 있다.그동안 , , , , 외 10권 정도 건축전문 책을 읽었다. 심지어 책을 보며 답사 다니다가 김봉렬 교수를 만나 싸인을 받은 적도 있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듯,공간도 마찬가지다. 시대의 주도적인 사상에 따라 건물의 배치, 모양, 용도를 다르게 짓고 거기서 겪는 인터페이스가 그 사람의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 얼마 전, 첫 도면 숙제검사를 받을 때였다. 나름 그 동안 본 책들의 철학을 복기하며 공간설계를 해 갔는데내 도면을 보자마자 '이건 아파트인데?!' 라고 하셨다. 몸은 거짓말 안 한다. 그동안 '찍어낸 건물'에서 30년이 넘도록 살아왔으니 나도 모르게 나의 공간사고는 '찍어낸 수준' 이었으리라 내일 오후까지 도면 5장을..
그래서 선진국여자가 좋다고? 13년 전 제대 한 후 각자의 생활방식 돌아간 군선후임들. 우리는 1년에 두어번 만나서 서로 살아온 이야기와 군생활 때 밝히지 못 했던 속마음을 밝히며 모임을 이어갔다. 세월이 지난만큼 삶의 궤적도 많이 달랐는데 누구는 영업사원, 누구는 유통회사관리직, 누구는 차량관리, 홈쇼핑 중간업체, 광고인 등 직업도 세월만큼이나 달라져있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신나게 얘기하던 중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결혼 얘기를 안 할 수 없었다. 미혼인 선후임에게 결혼 할 생각이 있냐고 조심스레 물어봤는데 사실상 포기 했다는 대답. "우리나라 사람 말고도 세계에 좋은 사람 많아, 시야를 넓히면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어" 라고 했더니 전에 내가 알고 지내던 일본인 누나를 얘기한다 "그 누나랑은 잘 안 됐어? 어떻게 지내? " 나는 그..
이별엔 세 가지 시계가 있다 视界나의 현실만 봤지 너의 현실을 보지 못했다 时界나의 시간과 너의 시간이 달랐다 诗界서로의 언어가 달랐다
필요한 사람이 되자 관계 속에서 나의 가치는 나의 노력여하에 따라 결정 되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나의 노력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가 소개팅에서 깨지는 이유 "야 나 아는 사람중에 좋은 사람 있는데 만나볼래?" 소개팅에서 주선자가 흔히 하는 말, "좋은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이 말이 굉장히 모호하다는 걸 깨닫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몇마디 해보고 알게 되고, 어떤 사람은 프로필 사진 보자마자(?) 알겠다고 한다. 대부분의 '좋은 사람'은 '외모가 출중하지 못한', '성격만 차분한' 사람을 돌려 이야기하는 뉘앙스로 쓰지만 잘 생각해보면 조커에게 좋은 사람은 할리퀸이고, 배트맨에게 좋은 사람은 캣우먼이 아니던가 그러니까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내 가치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소개팅 주선자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내가 만난 그 사람은 주선자 지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나에게 소개시켜주는 거지 내가 좋아하..
깨달음을 비유하자면? 잔인하게도 스스로 갈 수 있는 길의 끝은'앎'깨달음은 줄탁동시 처럼 누군가 밖에서 나를 끌어내 주는 것. 앎의 끝까지 가서 누군가 툭 밀어서 깨달음을 얻게 되든 문고리를 잡는 순간 번개가 쳐 깨달음을 얻게 되든 깨달음은 스스로 깨우칠 수 없다. 비유하자면, 깨달음은 누군가 뒤에서 이름을 불러 뒤돌아 봤는데, 그 누군가가 던진 공이 이미 내 눈앞에 와 있어서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공을 받아내는 것.능력도 안되는 데 어쩌다 우연히 나도 모르게 받아낸 것. 내 스스로의 노력으로 갈 수 있는 끝은 '앎'이고, 깨달음은 누군가 던진 공을 우연히 받는 것처럼 주어지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우연히 나도 모르게 능력도 안되지만 받아낸 것.
소개팅, 내 약점을 발견하는 시간 소개팅을 했다. 아무 정보도 없이 만났다. 상대방은 의류와 상품 디자이너. 노란 단발 머리에 가죽자켓, 쪽빛구두, 손가락 10개 중 6개에 장신구,네일아트, 작은 문신 그리고 귓바퀴 안에 보석이 박혀 있었다. 맨시티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유는 패스에 군더더기가 없고 엣지있어서. 파타고니아를 좋아하고 배가 약간 나온 나는 아니겠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대화 중에 말이 뜨는 시간이 늘어나고. 밥값도 그녀가 계산하고. 아무말도 없길래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루가 지난 뒤 일요일 오전, 그래도 난 만나고 싶어서 "다음 주 저녁에 시간 있어요?" 라고 물어봤고 그녀는 톡은 확인 했는데 대답이 없었다. 그렇게 두어 시간 흘러서 나는 더 참기 어려웠다. 그래서 '눈치 없게도 애프터 신청한 이유는 예상 안에서만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