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제대 한 후 각자의 생활방식 돌아간 군선후임들.
우리는 1년에 두어번 만나서 서로 살아온 이야기와 군생활 때 밝히지 못 했던 속마음을 밝히며 모임을 이어갔다.
세월이 지난만큼 삶의 궤적도 많이 달랐는데 누구는 영업사원, 누구는 유통회사관리직, 누구는 차량관리, 홈쇼핑 중간업체, 광고인 등 직업도 세월만큼이나 달라져있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신나게 얘기하던 중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결혼 얘기를 안 할 수 없었다.
미혼인 선후임에게 결혼 할 생각이 있냐고 조심스레 물어봤는데 사실상 포기 했다는 대답.
"우리나라 사람 말고도 세계에 좋은 사람 많아, 시야를 넓히면 좋은 사람 만날 수 있어"
라고 했더니 전에 내가 알고 지내던 일본인 누나를 얘기한다
"그 누나랑은 잘 안 됐어? 어떻게 지내? "
나는 그 누나랑 이성적인 감정이 없어서 더 발전할 의향이 없었다.
"나랑은 아닌 거 같아서 그냥 친구로 지내지 뭐"
그 선임은 아깝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나는 "중국여자나 동남아 여자 중에도 멋지고 스타일 좋은 사람 많아 함 찾아봐" 라고 말 했다.
그건 진심이었다.
여행 하다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의 경제력 보다는 성격을 더 보게 된다.
같이 마음 맞춰 놀 수 있냐 아니냐에 더 눈이 가기 때문이다.
그 선임은 '나보고 베트남 여자나 찾아보라고?' 라는 눈으로 당황스러워하더니 금세 시무룩해졌다.
내 말이 상처가 된 듯한 표정
선임이 다 타버린 곱창조각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전에 내 친구가 중국여자친구를 임신시켜서 결혼했는데 처가에서 4천만원 달라고 했대, 그래서 4천 보냈더니 2천 돌려주더래'
외국여자는 돈을 밝힌다는 뜻인건지 삶이 의도치 않게 안 좋게 흘러갔다는 뜻인건지 이 얘기를 하는 정확한 의도는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뜻으로 얘기하는 건 확실했다.
이쯤 되니 아까 일본인 누나와 잘 됐냐고 물어본 것과 중국여자랑은 안된다는 이야기가 묘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는 것 같았다.
선진국여자에 대한 로망 같은 거랄까.
내가 아는 중국여자애는 명문대 출신에 상당한 재산을 물려받고 부동산을 여러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을 깨는 이야기를 해주려다가 말았다.
어자피 말 해봤자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와 닿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혼말고 다른 부분에선 나도 그 선임처럼 접근하고 있을거기 때문에 누가 잘났다 말할 필요도 없다.
그냥 그 선임의 <배우자감 보는 한계>에서 나의 다른 한계를 짐작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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